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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

50대 사건으로 보는 돈의 역사

by 피넛버터브레드 2021. 1. 11.

50대 사건으로 보는 돈의 역사 

홍춘욱

 

경제도 역사도 내가 참 좋아하는 분야라 작년 언젠가부터 읽으려고 읽으려고 하다가, 이번에 맘먹고 다 읽었다.

 

경제이론을 역사 속 굵직굵직한 이벤트 속에서 설명하고 있어 매우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각 장의 분량이 짤막하여 읽기에 전혀 부담되지 않지만, 경제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내용이 어렵고 술술 읽혀지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아래는 생각나는 대로 마구 정리한 책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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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 승리하는 것도 결국은 돈의 문제라는 것

개간한 육지가 많은 특성으로 장원제도가 발달하지 않아 오히려 혁신과 금융의 발달이 가장 먼저 이루어진 네덜란드

네덜란드와 스페인 등에서 나타난 자원 개발이 해당 국가의 경제를 침체시키는 아이러니

종교로부터 시작된 금융(외환)

네덜란드에서 시작된 금융을 발달시킨 영국

밀과 쌀이라는 주식의 차이가 가져온 출생률의 차이가 노동력의 차이로 이어지고 이는 혁신과 산업혁명의 시기를 앞당기거나 지연시켰다는 것(인구 폭발이 나타난 나라일수록 혁신은 더뎠다.)

 

***

1929년 세계 대공황 사례에서 볼 때 주식시장의 위험 징후는,

한 번도 주식에 투자해보지 않은 사람들이 시장에 참여하고, 빚을 내 투자자금 규모를 불려 나가는 일이 빈번해지는 것.

 

***

1987년 10월 19일 월요일, 블랙 먼데이

1985년 9월 플라자 합의 이후 지속된 달러 약세로 환손실을 우려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탈할 것을 걱정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났다. 당시 앨런 그린스펀 의장의 금리 인상은 이러한 심리를 부추기며 투자자들의 연쇄 이탈을 낳았다.

당시 선물거래 개시로 유행했던 '포트폴리오 보험' 전략(주식을 매입하면서 동시에 선물을 매도하여 주가 하락 리스크를 방어하는 전략)은 이러한 투자자 이탈을 가속화시켰다.

포트폴리오 보험 전략을 채택하지 않았던 투자자들마저 서둘러 선물 매도하면서,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시장 심리가 팽배해졌다. (달러 약세로 인한 외국인 투자자 및 이를 예상한 투자자의 이탈 -> 주가 하락 -> 추가 하락을 우려한 선물/주식 매도 -> 주가 하락의 악순환) 

 

작가는 이를 일본의 잃어버린 10년(20년? 30년인가)으로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블랙먼데이 이전 일본 주식시장은 최고점 수준이었는데, 일본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의 타이밍을 놓친다.

미국 블랙 먼데이로 인한 국제 공조에 동참하느라 금리를 인상하지 못하면서 자산가격 버블로 확대되었다는 것이다.

이후 부동산 가격 급등을 견디지 못하고 일본 중앙은행은 결국 금리를 인상하게 되고,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자 건설회사, 가계, (내수 중심의 시장이라) 전반적인 경제가 타격을 입게 된다.

자산가격 하락으로 인한 경제 위축에도 일본 중앙은행은 금리를 떨어뜨리지 못했고 재정 확장 정책을 쓰지도 못했다.

이미 재정 적자가 심각하여 오히려 소비세를 인상하게 된다. 이는 결국 일본의 장기 불황으로 이어지는 데 일조하였다.

그리고 아마, 당시에는 버블을 해소해야 한다는 청산주의도 팽배했으려나.

 

***

독립 후 우리나라가 급격한 경제 성장을 이룩한 배경에는 토지개혁이 있다. 일제로부터 환수한 토지를 농민에게 배분하면서 농가소득의 증가를 이끌었다. 이는 교육으로 이어지고, 농업생산성이 상승하고 잉여 노동력은 도시로 이동하게 된다. 이렇게 이동한 노동력과 정부의 수출회사에 대한 저금리 정책으로 제조업을 육성하면서 경제는 급속 성장했다.

 

우리나라는 수출 중심의 경제로 해외 경제 침체, 주력 수출제품의 가격 하락으로 경상수지는 악화되고, 이에 대응한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로 자본수지도 악화되면서 외환공급이 감소하며 환율 상승을 낳았다.

우리나라는 고정환율제도를 채택하고 있어, 통화당국은 외화를 풀고 자국 통화를 거두어 들이면서 통화공급이 감소하게 되는데, 이는 경제 침체의 요인이 되었다. 이를 상쇄할 만큼의 경상수지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외환보유고는 소진될 위기에 처한다.

본 책에서는 이렇게 우리나라 외환위기의 원인을 금융시장을 개방하였음에도 고정환율제도를 유지한 것에 두고 있다.

 

그리고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는 재정수지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데(아마도 외환위기 트라우마),

내수경기 부진이 장기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건전한 재정을 바탕으로 확장 재정정책을 펼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으로 마무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