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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

부의 감각_댄 애리얼리, 제프 크라이슬러

by 피넛버터브레드 2021. 4. 29.

 

아~~주 예전에 댄 애리얼리의 '상식 밖의 경제학' 책을 재미있게 읽었었다.

원서 제목은 더 맘에 든다. Predictably Irrational

 

무슨 책을 읽을까, 전자도서관을 훑다가 발견한 낯익은 이름(댄 애리얼리)이 보인 덕분에 고른 책이다.

지금보다 훨씬 어렸을 때 상식 밖의 경제학 책을 너무 재밌게 읽어서 그런지,

요즘엔 이런 부류의 책이 흔해서 많이 읽어서 그런지, 

그 때 만큼 와~ 하는 기분은 들지 않았지만,

 

그래도 여러모로, 딱히 부, 돈, 뭐 이런 것들과 관계 없이

회사에서 업무하는 방식이나  누군가의 업무에 대해 평가하는 방식, 평가요소과 연계되서 느끼는 바가 있었던 책이다.

 

와닿았던 내용을 정리해 본다.

 

* 사람들은 흔히 동료나 이웃의 행동을 보고, 즉 그들의 집과 자동차, 휴가여행을 보고서 자신의 적정 지출 수준을 산정한다.

그러나, 다른 사람이 연금저축을 한 달에 얼마씩 하는지 알 수 없다.

소비에 관한 한 '다른 사람과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사회적 압력을 경험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저축에 대해서는 그런 압력을 느끼지 않는다.

 

* 상대성은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마음의 통상적인 메커니즘으로 작동한다.

사람들은 식사량을 자기 몸이 실제로 소화하는 양을 기준으로 결정하지 않고 주어진 여러 선택권을 비교한 결과로 결정한다.

또한 음식을 자기가 놓인 환경 속 다른 사물과 비교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음식의 양을 그 음식이 담긴 그릇의 크기와 연관시킨다.

 

* 사람들이 인식하는 가치에 '공정함(fairness)'이 미치는 영향.

비오는 날 우산을 평소보다 비싸게 파는 것, 열쇠 수리공이 잠긴 문을 겨우 2분만에 쉽게 여는(것 처럼 보이는) 데에 공임비로 200달러를 요구하는 것.

이를 사람들이 불공정하다고 생각한 이유는 그들이 가장 절실하게 필요로 할 때 요금을 올렸기 때문이다.

무엇이 사람들로 하여금 어떤 것을 때로 공정하거나 불공정하게 바라보도록 만들까? 이 모든 질문에 대한 대답을 관통하는 요소는 바로 '노력'이다.

그러나 오로지 노력에만 초점을 맞출 때 놓치는 것이 있다. 바로 자기들이 누리는 서비스의 가치가 설령 그 서비스 제공자가 들인 노력이 전혀 변하지 않았다고 해도, 새로운 환경 덕분에 증가했다는 점이다.

열쇠 수리공이 서툴러서 쓸데없는 노력을 낭비하면서 오랜 시간을 끌였다면 어땠을까? 심지어 어떤 때는 잘못해서 자물쇠를 망가뜨리기 까지 했다면?

사람들은 가격을 매길 때 얼마나 많은 노력이 투입되었는지를 살핀다. 그러나 사실 중요하게 따져야 할 것은 열린 문의 가치이다. 이것이 바로 무의식 속에서 노력과 가치가 한데 뒤섞여서 무능한 열쇠 수리공에게 보다 많은 돈을 지불하게 되는 이유이다. 

눈에 띄게 두드러진 노력에 돈을 지불하기는 쉽다. 그러나 정말로 높은 수준의 기술을 갖고 있어서 노력을 별로 들이지 않고서도 쉽고 효율적으로 일을 해치우는 사람에게는 돈을 지불하기가 더 어렵다. 별로 노력이 많이 들어가지 않은 것처럼 보이고, 따라서 그만큼 가치가 낮아 보이기 때문이다.

파블로 피카소에 얽힌 전설 같은 이야기가 있다. 어느날 그가 공원에 있는데 한 여자가 다가와서 초상화를 그려달라고 했다. 그러자 그는 그 여자를 잠깐 살펴보고는 그야말로 일필휘지로 초상화를 그려줬다. "당신은 단 한 번의 붓질로 나의 진짜 모습을 포착하셨네요. 놀라워요! 그런데 얼마를 드려야 하나요?" "5천달러요." "네? 어떻게 그렇게 많은 돈을 받으려고 하세요? 몇 초 밖에 안 걸렸잖아요!" 이 항의에 피카소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몇 초라니 무슨 말씀을요. 내 평생의 시간에다 몇 초가 더해진 시간이 걸렸는데요."